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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색다른 산행/눈길 산행

이지 패스 눈길산행, Easy Pass Snowshoe

by 산꾼 A 2018. 11. 13.

 

 

누가 이 등산로(Easy Pass)를 쉽다고 했나, 쌍코피 터질 뻔했다.

 

사용할 일은 없을 것 같았지만 그래도 아침에 설피와 자동차용 체인을 가지고 출발하였습니다. 그런데, 등산로 입구에 도착하니 주차장부터 눈이 쌓여 있고 다른 차는 한 대도 없네요. 다행히 등산로를 따라 눈 위에 선명한 발자국이 남아있어 설피(Snowshoe)를 배낭에 매달고 눈길산행을 시작하였습니다.

 

이 근처는 눈이 너무 많이 와서 겨울이 되면 산 아래에서 도로(20번)를 막았다가, 다음 해 6 월이나 돼야 길이 열리는 곳입니다. 때문에 일반적으로 눈길 산행을 하는 곳은 아닙니다.

 

등산로 입구 통나무 다리 위에 눈이 쌓여 있습니다.

 

 

 

 

산악스키를 타는 사람이 걸어 놓은 등산화

이곳 (숲이 끝나고 개활지가 시작되는 곳)까지는 눈이 쌓여 있기는 했지만, 잘 다져져 있어 발이 별로 빠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발자국은 여기서 끝났고 산 위쪽으로는 2-3 피트 (60 -90 cm) 정도의 눈에 덮여 등산로 흔적이 전혀 없습니다. 그래도 일 마일만 더 가면 정상인데 설피를 신고 가보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 쌓인 마른눈이라서 설피를 신었는데도 무릎까지 빠집니다. 눈 위에 새로 길을 만들며 산을 오르는데, 설피를 신고 출발했던 곳에 두 사람이 보입니다. 다른 산객을 한 사람도 만나지 못했던지라 너무 반갑습니다. 두 사람은 산악스키를 신고 내가 만들어 놓은 길을 따라 올라옵니다.

 

 

 

 

Easy Pass 정상

설피를 신고 무릎까지 빠져가며 오르다 보니 너무 힘드네요. 잠깐 쉬고 있으려니 왜 이리 추운지. (한 낮인데도 배낭의 물이 얼었고 사진이 온통 퍼렇습니다.)

 

산악스키를 탄 두 사람이 앞서 지나고 그 뒤를 따라가려니 더 힘듭니다. 스키가 지나간 자국은 눈이 다져지지 않아 발이 빠지기는 마찬가지고, 그들이 급경사를 차고 올라가 따라가려니 쭉쭉 미끄러집니다. 정상이 코앞인데 눈 위에 앉아 그냥 도시락을 꺼냈습니다.

 

하산길에 스키도, 설피도 없는 산객 한 사람을 만났습니다. 그녀가 물어보기를 "정상까지 갔었니" 해서, "아니" 했더니 조금 실망하는 기색입니다. (그녀는 설피로 다져진 내 발자국을 따라왔습니다.)

 

산에서 쉬운 등산로는 없습니다.

 

 

Easy Pass @ North Cascade National Park (Hwy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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