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에 걸려있는 구름이 비와 바람을 몰고 왔습니다. 산 위에는 비바람이 불었는데, 하산해서 보니 햇볕이 쨍쨍하네요.
Thorp Mountain은 세 방향에서 오를 수 있고, 이번 산행은 Thorp Creek으로 올랐습니다. Knox Creek으로 오르면 산행거리는 가까운데 산악도로가 험하고, No Name Ridge 쪽도 좋다고 합니다.
등산로입구 근처에 있는 계곡이며 돌다리가 물에 잠겼습니다. 산행 시작부터 물에 빠지면 하루종일 질척거릴 것 같아 등산화를 벗고 계곡을 건넜습니다.
등산로에는 수풀이 웃자라 있고 가시나무도 있습니다. 아침 이슬을 잔뜩 머금은 수풀에 결국 등산화와 양말이 흠뻑 젖었습니다. 등산로입구에서 등산화를 벗고 계곡을 건넜는데 헛일이 되었네요.
야영배낭을 멘 아가씨가 저를 쌩 앞질러 갑니다. 산을 오르며 거미줄이 계속 얼굴에 걸렸고 이슬에 바지가 흠뻑 젖어드는데 마침 잘 되었습니다. 아가씨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Thorp Lake까지 함께 산을 올랐습니다.
아가씨는 호수 옆에서 야영 준비를 하였고, 저는 산 위로 다시 오릅니다.
호수 위쪽으로는 경사가 가팔라지고 운무가 잔뜩 끼었습니다. 바람에 실려 빗방울이 날아오는 것을 보니 구름 속을 걷고 있나 봅니다. 빗방울이 굵어지고 쌀쌀해서 방수재킷을 꺼내 입었습니다.
Thorp Mountain 정상이며, 전망대가 있고 문이 잠겨있습니다.
비바람을 피해 전망대 계단에 앉아 여유 있게 점심을 먹습니다. 산 위에서 전망은 전혀 없었지만 구름 속 산행이 나름 운치 있습니다.
산을 오를 때는 구름에 가려 보이지 않던 Thorp Lake가 하산길에 보였다가 다시 시야에서 사라집니다.
Kachess Lake가 희미하게 보여 기다렸더니, 구름이 걷이며 잠깐 모습을 드러냅니다. 호수 뒤쪽으로 눈산 (Mount Rainier)이 보일 텐데 오늘은 그나마 호수 본 것으로 만족입니다.
갈림길 4개 중에 착각하기 쉬운 갈림길이 2개 있으니 지도나 GPS를 준비하세요. 산속에서 전화신호가 잡히지 않아 귀갓길에 구글지도를 사용할 수 없습니다. 산악도로 갈림길을 잘 봐두시고요.
하산길에는 등산로입구 계곡을 그냥 건넜지만 발이 빠지지 않았습니다. 차에서 퉁퉁 불은 발을 말리고 신발을 갈아 신었습니다. 산 위에서는 비바람 속에서 산행을 하였지만 하산을 하니 날씨가 좋네요. 근처에 있는 높은 산들 (Stuart Range) 때문에 그런가, 이곳 날씨는 전에도 마을은 맑았지만 산 위에는 비가 왔습니다. 덕분에 오늘 산행은 구름 속 선경을 거닐었답니다.
Thorp Mountain Lookout via Thorp Creek & Thorp Lake @ Salmon La Sac (I-90 Exit 80, Roslyn)
'* 야생의 숲, 거친산 > 옆동네 원정' 카테고리의 다른 글
숨어있는 절경, Sprite Lake (12) | 2024.10.01 |
---|---|
발자국 족보를 가진, Tuck and Robin Lakes (3) | 2024.09.03 |
화산 목, Volcanic Neck (2) | 2024.06.25 |
2단 외나무다리 건너, Pete Lake (2) | 2024.06.17 |
경계선 언덕, Boundary Butte (2) | 2024.05.28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