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T 구간별로 식량을 얼마나 가지고 출발하시겠습니까

PCT 구간별로 식량을 얼마나 가지고 출발하시겠습니까?

식량을 여유 있게 가지고 가면 배낭이 무거워지고, 모자라면 굶주리게 됩니다. 

 

PCT (Pacific Crest Trail) 구간별로 하루에 얼마나 갈 수 있을까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완만한 곳, 가파른 곳, 눈이 쌓인 곳, 오르내림이 심한 곳에 따라 하루에 걸을 수 있는 거리는 다릅니다. All Trails (alltrails.com)에서 얻은 자료를 정리했더니 의미 있는 숫자들이 보입니다.

자료 출처 : All Trails 앱

복잡한 표 같지만 알고 싶은 것은 단순합니다. 구간별로 하루에 갈 수 있는 거리, 그리고 각 구간의 상황입니다.  

 

<  A  > 높이 / 거리

오르는 높이를 산행거리로 나누면 등산로의 가파른 정도를 알 수 있습니다.

John Muir Trail 근처가 가파르고 (녹색), 워싱턴 주 Section J가 마일당 오르는 높이가 제일 큽니다. 그리고, 캘리포니아 북쪽 지역과 오레건 주는 비교적 완만 (하늘색)합니다. 한 구간 안에서도 평지, 오르막, 내리막이 있어 구간상황을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전체적인 등산로 상황파악에 도움이 되겠습니다. 

 

< B > 구간별 소요시간

구간별 소요시간은 All Trails 자료에 나온 평균 산행시간입니다. 캘리포니아 Section G와 M은 자료가 없어 제가 가파른 정도를 고려하여 추정하였습니다.

캘리포니아 Section G, H, I, J는 PCT 산객의 산행시간이 All Trails 자료와 다를 것 같습니다. John Muir Trail은 하절기에 산행하는 분들이 많아서 평균 산행시간이 짧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PCT 산객이 통과하는 시기에는 눈이 많이 쌓여 있어 산행시간이 훨씬 많이 들 수 있습니다.  

 

< C > 고점 - 저점

등산로의 최고높이를 보면 눈 때문에 고생문이 열리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캘리포니아 Section G, H, I, J가 고점이 10,000피트 ( 3,048m)가 넘고, Sierra Nevada에서 애 먹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리고, 고산지대에서는 호흡이 조금 불편한 분도 있겠네요.

캘리포니아 Section G에서 고점과 저점의 차이가 큰 것은 오르막을 하염없이 오르는 것을 보여줍니다. 캘리포니아 Section B와 C는 고점과 저점 차이가 비슷한데도 하루 평균 산행거리가 다릅니다. 이것은 Section B는 오르막, Section C는 내리막이 많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워싱턴 주는 등산로의 고점과 저점 차이가 별로 없는데도 오르는 높이가 큽니다. 발바닥에 불나게 계속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이겠죠. 

이 자료는 All Trails의 등산로 높이 그래프를 보고 제가 정리한 것이며, 실제 높이와는 차이가 있습니다.

 

< D > 하루 평균 산행거리

구간별 산행거리를 구간별 소요시간으로 나누면 시간당 산행거리를 알 수 있습니다.

하루에 8시간씩 걷는 것으로 계산하여 구간별 하루 평균 산행거리가 나왔습니다. 여기에 식사와 쉬는 시간을 더하면 하루에 9 - 10시간쯤 산행을 해야 되겠고, 야영장 사정에 따라 산행시간이 달라질 것입니다. 여름에는 해가 길어 1 - 2시간쯤 더 걸어도 문제없을 테고, 이것은 도전자의 선택입니다. 

 

구간에 따라 사막, 눈길, 숲 등 산행 여건이 다릅니다. 캘리포니아 Section A에서 K까지는 사막지역이고, 그중 Sierra Nevada 근처는 눈길지역입니다. 사막지역에서도 산을 계속 오르내리겠고 땡볕에서 걸으려면 고생스럽겠네요.

오레건 주에서는 완만해서 진도가 잘 (파란색) 나가겠습니다. 그런데, 오레건 Section G (회색)는 경사가 가파르지도 않고 내리막인데, 하루 산행거리가 조금 이상합니다. 

워싱턴 주는 숲지역이라 걷기 좋지만, 오르내림이 심해서 산행이 만만치 않다는 것 (노란색)을 알 수 있습니다. 더구나 워싱턴 주에 늦게 도착하여 눈길에 산행을 하려면 하루 산행거리는 더 짧아질 것입니다.

 

< E > Sierra Nevada

캘리포니아 Section G, H, I, J에서는 눈 때문에 실제 하루 산행거리는 훨씬 짧을 것입니다. 

하루에 눈길 16마일을 걷기가 힘들고, 눈에 발이 푹푹 빠지면 10마일도 어렵겠습니다. 알다시피 눈길산행은 눈의 상태에 따라 산행속도 차이가 큽니다. 그리고, 산비탈 경사가 심한 곳, 급경사, 눈사태 위험구간에서는 산행속도는 고사하고 산행자체가 위험하고, 눈폭풍이 발목을 잡을 수도 있겠습니다. 식량을 넉넉히 가지고 출발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본문 내용은 개인적인 생각들이라 사실과 다를 수 있고, 검증되지 않은 수치가 포함돼 있습니다. 

All Trails 자료를 근거로 추정한 PCT 전체평균 산행속도가 하루에 16.8마일 (27Km)쯤 됩니다. 그러면 산행기간이 158일 걸리고, 여기에 Zero Day (까먹는 날)를 더하면 PCT 완주까지 전체 산행기간이 됩니다.

이제 식량이 준비되었으면 출발하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