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출발하여 PCT (Pacific Crest Trail)를 완주하는데 드는 비용을 계산해 보았습니다.
도전자마다 상황이 달라서 실제비용은 차이가 많이 나겠지만 예산을 잡는데 참고하세요. 현재 (2025년 3월) 미국물가와 산행기간 5개월을 기준 (일평균 17.5마일, 28.2Km를 걷는 산행속도)으로 하였고, 산출근거를 따로 설명하였습니다.
< PCT 완주비용 (예산) - 산행기간 5개월 기준 >
( 2025년 3월 현재 )
번호 | 내 용 | 수량 | 단 가 (USD) | 금 액 (USD) | 비 고 |
1 | 항공료 | 1 | 1,955 | 1,955 | 국경 재개방 확인 |
2 | 이동비용 (공항 - 등산로) | 2 | 150 | 300 | |
3 | 이동비용 (등산로 - 우체국, 마을) | 1 | 500 | 500 | |
4 | 식비 | 449 | 5.5 | 2,470 | |
5 | 외식비 | 10 | 20 | 200 | |
6 | 우편요금 (Priority Mail) | 30 | 26.30 | 789 | |
7 | 우편물 보관료 | 13 | 10 | 130 | |
8 | 숙박비 (공항, 마을) | 7 | 120 | 840 | |
9 | PCT Long-Distance Permits | 1 | 0 | 0 | 발급수 제한 |
10 | 기타 (여가활동, 이벤트, 통신비 등) | 1 | 816 | 816 | |
11 | 예비비 (산불, 눈 등) | 1 | 1,000 | 1,000 | 돌발상황 비용 제외 |
합계 | 9,000 |
예상비용 9,000불에 오늘 환율 1,453.97을 적용하면 13,086,000원쯤 됩니다.
1. 항공료
인천공항에서 출국하여 미국 샌디에이고 공항으로 가고, 귀국은 캐나다 밴쿠버 공항에서 인천공항으로 하는 항공료입니다. 당연히 출입국 시기에 따라 항공료는 차이가 납니다.
올해 (2025년) 1월 말에 PCT가 통과하는 미국과 캐나다 국경이 폐쇄되었다는 기사를 보았습니다. 현재 언제 다시 국경이 열릴지 알 수 없고, 국경이 막혀있으면 PCT 산객에게는 난감한 일이 됩니다. 국경에서 Hart's Pass Campground까지 약 30마일을 돌아오면 되지만, 워낙 깊은 산속이라 차편이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그렇다고 20번 도로 (Cutthroat Pass Trailhead)까지 돌아오기에는 멀어서 가지고 간 식량이 문제 됩니다. 그리고, 귀국 항공편도 시택공항 (Seattle-Tacoma International Airport)을 이용하는 것이 편합니다. 항공권 예매 전에 국경 재개방을 확인하세요.
2 & 3. 이동비용
샌디에이고 공항에서 Campo를 가고, Manning Park에서 밴쿠버 공항을 가는 셔틀버스, 버스가 있을 것도 같은데 정확한 대중교통 사정은 확인해야 됩니다.
등산로에서 우체국, 마을을 여러 번 가야 되며, 대중교통 상황을 정확하게 알 수 없어 500불을 예산으로 잡았습니다.
우버, 택시, 셔틀버스 그리고 버스를 이용할 수 있겠습니다. 우버는 따로 고정된 요금이 아니고 시간, 거리 그리고 우버기사 상황에 따라 요금이 다릅니다.
4. 식비
산행기간 5개월을 기준으로 하면 [5개월 * 30일/월 * 3끼/일] + [3일 * 3끼/일] - 10 (외식) = 449끼가 필요하며,
아침은 건조식량 (Mountain House 30 Day Outdoor Adventure / Emergency Meal Kit, $650 / 90 = $6.57)과 디저트를 포함하여 $7.00,
점심과 간식은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Bar (Clif Bar Variety Pack, 2.4oz $26 / 26 = $1.00), 육포, 견과류, 초콜릿, 말린 과일, 빵, 쿠키 등으로 하면 $5.50,
저녁은 컵밥, 라면, 누룽지 등을 끓여 먹고, 밑반찬을 포함하여 $4.00 정도의 식단을 구성하면,
한 끼 평균 [ 7.00 + 5.50 + 4.00 ] / 3 = $5.50이 됩니다. (살짝 짠내가 납니다.)
이 금액은 Costco에서 구매할 경우이고, 현지에서 구매하면 더 비쌀 것입니다.
그리고, 우체국 근무시간, 건강문제, 돌발상황 등으로 까먹는 날들이 있어서, 일평균 17.5마일 (28.2Km)씩 걷기가 쉽지 않겠습니다. 먼저 PCT에 도전한 분들 리포트를 보니 잘 걷는 분은 5개월, 까먹는 날 (Zero Day)이 많거나 어떤 분은 6개월이 걸렸답니다. 산행기간이 늘면 식비가 추가됩니다.
5. 외식비
요즘 간단하게 먹으려면 세금과 팁을 포함하여 10 - 30불 정도 들어서, 20불을 기준으로 하였습니다. 그리고, 숙박업소에서 보통 제공하는 아침을 먹고, 마을에서도 외식을 하지 않으면 외식비를 줄일 수 있겠죠.
6. 우편요금
미국 우체국에서 (지인의 도움이나 Bounce Box 이용) Large Flat Rate Box (12 1/4" * 12" * 6")를 Priority Mail로 보내는 비용입니다. 우편물이 규격박스보다 크거나, UPS, FedEx를 이용하면 요금이 더 비쌉니다. 아마도 우편요금이 생각보다 많이 들 것 같습니다.
재보급을 산행거리 평균 87마일 (5일)마다 받으면 30회 보급이 필요합니다. 현지에서 물품을 구입하면 우편요금은 들지 않겠지만 물건값이 비싸면 전체비용은 더 들 수 있고, 구할 수 있는 품목도 제한적일 것입니다. (한국음식은 거의 없겠죠.) 국제우편을 이용하면 비용은 말할 것도 없겠고요.
그리고, 구간을 뛰어서 통과하려는 분은 배낭을 최대한 가볍게 하려면 재보급을 더 자주 받아야겠죠.
7. 우편물 보관료
UPS 또는 FedEx를 이용하거나 근처에 우체국이 없는 곳에서는, 우편물을 대신 받아서 보관해 주는 곳에 보관료를 내게 됩니다. 그래도, 우체국이 PCT와 멀리 떨어진 곳에서는 등산로 근처에서 우편물을 받는 것이 편합니다. 제가 산행을 한다면 13곳 정도는 우체국이 아닌 곳에서 우편물을 받겠습니다.
8. 숙박비
숙박비가 하루에 70 - 300불 정도 하며, 여관 (Inn)을 이용하면 팁을 포함하여 120불이면 되겠네요. 비용이 들더라도 아주 가끔은 따듯한 물에 샤워하고 편한 잠자리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참고로 샌디에이고 공항 근처 Motel 6는 83불, City 24 Hotel은 183불이고,
밴쿠버 공항 근처 Days Inn은 88불, The Westin Wall Center는 277불,
그리고 PCT 종점의 Manning Park Resort는 96불입니다.
9. 허가 (Permits)
산행에 필요한 PCT Long-Distance Permits는 무료이지만, 허가증 발급수에 제한이 있습니다. 신청시기에 따라 접수순으로 하루에 35명 또는 15명에게만 발급됩니다. PCT 도전자는 많은데 허가증 발급수가 적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캘리포니아 Fire Permit과 오레건, 워싱턴 주의 Wilderness Permit (방문자 등록)은 무료입니다.
10. 기타 비용
마을에서 쉬면 시원한 맥주라도 한 잔 하고 싶을 것이고, 바비큐파티 같은 이벤트에서 영양보충도 좋고요. 그리고, T-Mobile Starlink, Garmin inReach 같은 위성통신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버너용 가스, 배터리, 모기약 같은 소소한 잡비가 계속 들겠습니다.
캘리포니아 John Muir Trail (211마일)은 노새를 이용하여 보급품을 운반할 수 있습니다. John Muir Trail을 갔었던 지인이 농담 삼아하는 말이 "그 돈이면 노새를 사서 끌고 갔다가, 산행 끝나고 팔겠다."라고 합니다. 운반비용은 Packer와 노새의 수에 따라 정해지고 여러 명이 함께 이용하면 비용이 줄겠지만, 유람 간 것도 아니고 조금 파이팅 하시죠.
11. 예비비
산불 때문에 멀리 돌아가는 상황이 있겠고, Sierra Nevada에서 눈이 문제를 만들 수도 있고, 장기간 산행을 하다가 등산화가 망가지기도 하겠습니다. 그리고, 산행을 무사히 마치고 멋진 쫑파티를 하고, 귀국선물이 필요한 분도 있을 것입니다. 예비비는 쓰지 않으면 굳는 돈이고요.
여기에 돌발상황에 따른 비용 (예를 들면 건강문제, 안전사고, 폭설로 갑자기 필요한 겨울산행 장비 등)은 포함되지 않았습니다.
산행기간에 따라 한 달에 1,800불 정도씩 경비가 들겠네요. 여러 명이 숙박비와 이동비용을 나눌 수 있으면 도움이 되겠습니다. 그래도, 모처럼 힘든 도전을 하는 것인데 여유가 있으면 큰 호텔에 머물며 넉넉한 식사를 하면 좋겠죠.
예시된 비용은 제 생각일 뿐이고, 결국 도전자의 산행속도와 취향, 현지여건에 따라 실제비용이 크게 차이 날 것입니다. 그리고, 상황에 따라 필요한 것들 (항공 수화물 추가비용, 국제우편, 전화기 SIM, GPS 지도 등)과 현지 물품 구입가격, 산행기간 증가, 우편요금 추가비용, 신용카드 해외 수수료 같은 것 때문에 전체비용은 더 들 가능성이 큽니다.
예를 들어 산행기간 6개월에 우편으로 보급받지 않고 현지에서 직접 물품을 구입한다면,
[6개월 * 30일/월 * 3끼/일] + [3일 * 3끼/일] - 10 (외식) = 539끼가 필요하며,
현지 구입비용은 539 * 5.50 * 1.7 (Costco 가격에 70% 할증 적용) = 5,040이고,
(PCT 경로가 외진 곳이 많아서 물건값이 더 비쌀 수도 있겠습니다.)
여기에서 식대 (2,470), 우편요금 (789), 우편물 보관료 (130)를 빼고, 기타 비용증가 (163)를 더하면
5,040 - 2,470 - 789 - 130 + 163 = 1,814불쯤 더 들어서,
전체 비용은 10,814불이 됩니다.
개인적인 의견이 많이 담긴 내용이라서 잘못된 점이 있을 수 있습니다.
부디 다치지 말고, 무사히 PCT를 완주하시기 바랍니다.
Last Updated : Apr. 09,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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