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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생의 숲, 거친산/짧은 산행

날것 그 느낌, Kelley Creek via Martin Creek

by 산꾼 A 2025. 4. 8.

 

날것 그 느낌이 드는 곳입니다.

인기도 별로 없고, 관리되지 않는 등산로라서 그런가 너무 조용합니다. 산행을 하면서는 한 명도 만나지 못했고, 하산하고 주차장에서 한 팀 만났습니다. 학생들 같은데 곧 비가 쏟아질 텐데 산을 오릅니다.

 

오래전에 등산로입구에서 산중턱 터널까지 깊은 계곡을 건너 철교가 연결돼 있었나 봅니다. 철교가 워낙 높아서 여기를 지나려면 심난했겠습니다. 캐스케이드 산맥을 넘는 철길이 정말 산 넘어 산이었습니다.

 

100년도 더 된 철교 기초가 아직 남아 있습니다. 그런데, 철교 기초라고 하기에는 너무 작아 보입니다.

 

 

Martin Creek을 건너는 다리입니다. 물소리가 너무 요란해서 괜히 긴장됩니다.

 

Martin Creek

 

 

 

 

버섯 유령

얼굴형상이 보이나요?

사진을 정리하다 깜짝 놀랐습니다. 아이콘 사진에 얼굴형상이 보이는데, 큰 사진을 보면 그냥 버섯입니다. 내가 뭐 잘못 보았나 싶어 다시 봐도 그렇고, 멀리서 큰 사진을 봐도 얼굴형상이 보입니다. 버섯 유령 같습니다. 

 

 

계단에 고사리 자란 것을 보면, 왜 날것 느낌이 드는지 알 수 있겠죠. 얼마나 산객들이 다니지 않았는지 계단에 고사리가 자리 잡았습니다. 무성한 이끼숲에 산새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적막감, 등산로를 막고 있는 수많은 쓰러진 나무들, 이런 상황에서 한 명도 만나지 못했답니다. 

 

 

관리되지 않는 등산로 티를 팍팍 내고 있습니다. 어디로 가라고...

 

 

쓰러진 나무를 요리조리 넘어 산행을 계속합니다.

 

 

정상에서 반마일 전부터 눈길이 시작되었습니다. 어제 리포트에는 등산로에 눈이 없다고 했는데, 눈이 점점 깊어집니다. 어떤 곳은 눈에 허벅지까지 푹 들어갑니다. 리포트를 작성한 산객과 강아지 발자국이 남아 있었고, 그 산객은 중간에 하산하였습니다.

 

 

정상이 200미터쯤 남아 있었지만 발자국 흔적은 없고, 눈에 발이 깊이 빠져서 더 이상은 무리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날것 그 느낌, 혼자 제대로 즐겼답니다. 겁도 없이 

 

 

Kelley Creek via Martin Creek @ Stevens Pass (2번 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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