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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박한 시애틀 삶/멋싸 산행명소

하늘을 가르는 능선길, Skyline Divide

by 산꾼 A 2021. 9. 13.

 

 

능선이 어찌 하늘을 가르는지 보여드리고 고통스럽기 조차한 '날 것 같은 등산로'를 이야기합니다.

 

워싱턴 등산협회 (wta.org)의 하이킹 가이드에 나오는 3,897개 (09/12/2021 현재) 등산로 중에서 좋아하는 곳을 딱 3개만 뽑으라면 저는 단연코 그중에 여기를 선택합니다. 날 것 그대로인 모습이 대표적인 워싱턴 주 등산로 답습니다. 그러나, 모든 사람들이 좋아할 수는 없습니다. 어떤 분이 "단풍 좋은 곳을 소개해 달라"라고 하여 안내해 드렸지만 욕만 먹었습니다. 비포장 도로에 질렸고 평일이라 사람이 한 명도 없어 무서워서 정작 산행은 하지 못했다네요.

 

비포장 산악도로 (NF-37) 12.6 마일을 오르는 것은 요철이 심해 고통스럽기 조차 합니다. 바닥이 높은 차량을 이용하세요. 워싱턴 주에서 산행 경험이 없는 사람들에게는 비포장 도로를 오르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겠지만 사실 워싱턴 주에 여기보다 더 험한 산악도로는 많습니다.

 

<보라색 지점> Skyline 전망 포인트이며 보라색 지점부터 파란색 지점까지가 능선길입니다.

<주황색 지점> 지도에 없는 갈림길이 있습니다. 초록색 등산로는 계곡 방향으로 가는 길이며 가볍게 산행을 하려는 사람들에게 좋고, 제가 그려 넣은 것입니다.                 

<파란색 지점> Skyline Divide Trail 산행 목적지 6,563 피트 (2,000 m) 봉우리

<노란색 등산로> Hadley Peak Route로 등반하는 사람들이 야영과 빙하 등반 장비를 가지고 갑니다.

 

능선길이 시작되는 곳에서 보는 Mount Baker

 

지도의 보라색 지점이며 사방으로 트여 전망이 좋습니다. 언덕 위에서 야영을 하는 사람들을 보았지만 별로 좋은 야영지는 아닌 것 같습니다. 높은 산에는 바람이 심하게 불고 벼락이라도 치면 편히 잠을 못 자겠네요. 능선길을 따라 남쪽으로 반 마일쯤 가면 좋은 야영지가 많이 있습니다.

 

Skyline Divide 능선길

 

 

지도의 주황색 지점이며 지도에 없는 갈림길이 있고 돌 이정표가 있습니다. 직진하면 계곡 방향으로 가는 길이고, 오른쪽으로 돌아 바위를 오르면 능선길이 이어집니다.

 

지도에 없는 갈림길에서 계곡 방향으로 가는 길입니다. 전에 가보니 이 쪽도 전망은 나쁘지 않고 산행거리가 짧고 등산로 상태가 좋아 편하게 산행을 할 수 있습니다.

 

Skyline Divide에서 보는 북서쪽 전경

능선길에서 서쪽과 북서쪽 방향으로 벨링햄과 캐나다 밴쿠버가 보여 전망이 좋은데 오늘은 구름만 보입니다.

 

Skyline Divide 6,215봉 정상

6,215 피트 봉우리를 넘는데 갑자기 날씨가 변하네요. 산 아래 얌전히 있던 구름이 산을 타고 넘기 시작했습니다. 전망은 없어지고 쌀쌀한 기운이 감돕니다.

 

 

Skyline Divide 6,540봉 정상

산행 목적지 6,540 피트 (1,993 m) 봉우리 정상입니다. 정상에는 한 명이 있었고 구름에 가려 전망은 없었습니다. 정상에 도착하자마자 방수 재킷을 꺼내 입었고 점심을 먹으며 삼십 분쯤 기다렸지만 구름이 더 많이 몰려오네요. 앞쪽 (동쪽, Mount Baker 방향) 언덕 (6,563 피트, 2,000 m)으로 가면 Mount Baker를 코앞에서 볼 수 있습니다.

 

정상에서 점심을 먹으며 기다리다 한 컷.

 

일기예보에 오전은 비올 가능성 5 퍼센트에 부분 흐림, 오후에는 흐리고 비올 가능성 17 퍼센트라서 새벽에 서둘러 산행을 시작했습니다. (경험상 산 위에서는 이 정도면 구름 때문에 오후에 비나 눈이 옵니다.) 정상에서 전망이 열리기를 기다리는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합니다. 다행히 지금까지 구름이 꾹 참고 산 아래서 기다려 주었습니다. 6,563 봉에서 Mount Baker를 코 앞에서 볼 수 있지만 하산을 시작합니다.

 

 

산을 오를 때에는 구름 속에 숨어있던 Mount Shuksan이 하산길에 잠깐 얼굴을 보여줍니다.

 

 

하늘을 가른 Skyline Divide 능선

하산길에 보니 구름이 능선을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늘을 가르는 능선길 (Skyline Divide Trail)'이라는 이름이 괜히 붙은 게 아니네요. 능선이 정확하게 하늘을 갈랐습니다.

 

산 위부터 단풍이 들기 시작했으니 보름쯤 뒤에는 단풍이 볼만하겠네요. (한국 단풍과 달리 여기는 키 작은 수목들이 땅의 색을 바꿉니다.)

 

 

Skyline Divide @ Mount Bak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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