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 국립공원·워싱턴 주/북 캐스케이드

독하게 야생을, Stiletto Peak Lookout

by 산꾼 A 2023. 6. 28.

 

 

Stiletto Peak

독하게 야생을 맛볼 수 있는 곳입니다.

어떻길래

그리고, 저를 잔뜩 긴장시킨 사건이 있었습니다.

 

우선 지도가 마땅치 않아 산행을 망설였습니다. GPS 앱 (All Trails)의 등산로 목록에 없고, 어느 지도는 등산로가 잘못 표시되어 있다네요. 따로 지도를 구매할 수는 있지만, 결국 GPS 앱에서 사용자 지도를 만들었습니다.

계곡에는 다리가 없고 바닥이 몹시 미끄러워, 발이 빠지지 않고 건너기는 어렵습니다. 관리되지 않은 등산로에는 수풀이 웃자라서 아침에 산을 오르며 이슬에 바지가 흠뻑 젖었고, 가시나무가 바지를 뚫고 찌릅니다. 그리고, 계곡을 지나는 등산로에는 곰 배설물이 있습니다.

 

지도 출처: All Trails 앱, 사용자 지도

State Creek과 Copper Creek은 계곡은 넓고 (5 - 8 미터쯤) 수량은 많은데 다리가 없습니다. 발목 위까지 빠질 셈 치고 얕은 곳으로 지팡이를 사용하여 편하게 계곡을 건너는 것이 좋겠습니다. 

지도의 주황색 지점은 이정표가 없고 등산로 흔적이 희미해서 지나치기 쉽습니다. 특히, 하산길에 갈림길에서 산 위쪽 (오른쪽)으로 올라가야 됩니다. 생각 없이 산 아래쪽 (왼쪽)으로 가면 반대방향입니다.

 

등산로는 Bridge Creek Trailhead (20번 도로, Heather-Maple Pass Trailhead를 지나 동남쪽 1 마일 지점)에서 출발해서 PCT를 따라 남쪽방향으로 가다 State Creek을 건너면 갈림길이 있습니다. 계곡길 (Bridge River)로 지도의 주황색 지점까지 가서 산을 오르게 됩니다. 급경사 숲을 오르고 또 오르면 개활지가 나오고 전망이 열립니다. 

 

사용자 지도를 만들며 확인한 산행거리는 왕복 10 마일 (16.2 Km)에 3,668 피트 (1,118 m)를 오르고, 전망대 높이는 7

,176 피트 (2,187 m)이었는데 실제와 차이가 있을 수 있고, 차량이동 거리가 멀어 당일산행으로는 쉽지 않은 곳입니다.

 

숲을 빠져나오면 개활지가 시작됩니다.

 

고도가 높아지면서 전망이 시원스럽게 열립니다.

 

 

돌산 위가 정상인가 싶었지만, 정상은 돌산을 오르고 조금 더 가야 합니다.

 

 

산을 오르며 뒤돌아본 전경입니다.

 

 

6월 말인데 잔설은 거의 다 녹았습니다.

 

 

 

계속되는 급경사를 오르며 지치기는 했지만 전망이 너무 좋아 힘을 내서 오르고 또 오릅니다.

 

 

 

 

 

 

 

Stiletto Peak

전망대 (Stiletto Peak Lookout) 근처에서 보는 단검봉 (Stiletto Peak)입니다. 단검봉은 전망대 옆에 있고, 여기를 오르려면 암벽등반이 필요하겠습니다.

 

Stiletto Peak Lookout

드디어 돌산 위 전망대가 보입니다. 실제 전망대는 오래전에 철거되었고 지금은 흔적만 남아 있습니다.

 

 

점심장소

전망대에서 보는 북쪽방향 전경입니다.

 

 

북동쪽 전망이고, 이 방향으로 Early Winters와 Kangaroo Temple이 있습니다.

 

전망대에서 보는 남쪽방향입니다.

 

전망대에서 보는 서쪽방향 전경

이 지역은 산들이 높아 (약 2,000 - 3,000 m) 구름이 산을 쉽게 넘지 못하고 계곡 쪽으로 지나가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지도의 등고선을 보면, 비가 올 때 급경사 산비탈에서 계곡 (Copper Creek)으로 빗물이 모여 순식간에 계곡물이 불어나겠습니다.

 

하산을 하는데 검은 구름이 계곡을 타고 몰려오더니 굵은 빗방울이 떨어집니다. (산행 전에 일기예보를 확인했는데, 워싱턴 주 대부분 지역이 비올 가능성 0 - 7%이었습니다.) 비가 계속 와서 배낭에서 방수재킷을 꺼내 입고 배낭카바를 씌웠습니다. 그러나, 방수가 시원치 않은 등산용 바지는 웃자란 수풀에 맺힌 빗물에 또다시 흠뻑 젖었습니다.

어느 순간, 산 아래 계곡 (Copper Creek과 State Creek) 건너는 것이 위험하겠다는 생각이 떠 올라 서둘러 하산을 합니다. 전화신호도 안 잡히는 지역인데, 계곡물이 많이 불어나면 깊은 산속에서 고립돼서 바로 조난일 것 같습니다.

 

계곡에 도착했을 때 계곡물이 조금 불기는 했지만 아직은 문제없을 것 같았습니다. 평소에 지팡이를 한 개만 가지고 다녀서 부러진 나뭇가지로 지팡이를 하나 더 준비하고 계곡을 건넙니다.

 

 

여기는 등산로 지도가 마땅치 않고, 계곡 건너기와 웃자란 수풀이 산행을 불편하게 하고, 야생동물이 신경 쓰입니다. 그리고, 산이 높고, 지형특성 때문에 그런가 비올 가능성 0 - 7%에도 하산길 내내 비가 왔습니다.

제가 산행을 하며 애먹은, 독하게 야생을 맛볼 수 있는 곳입니다. 그런데, 산 위에서 전망은 시선 가는 곳마다 절경이라서 하산하기가 너무 아쉬웠습니다. 차에서 퉁퉁 불은 발을 말리고 미리 준비한 양말과 신발로 갈아 신고, 안도의 한숨이 나옵니다.

 

 

Stiletto Peak Lookout @ Hwy 20 (Bridge Creek Trailhead)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