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산행을 하였던 곳입니다.
미국에서 산행을 한다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했습니다. 우선 먹고살기 바빴고, 언어 문제도 있고 하여튼 첫 도전이 쉽지 않았습니다. 큰 맘먹고 집에서 제일 가까운 레인저 스테이션을 찾아갔습니다. 산에 처음 간다고 했더니, 친절한 레인저가 이 지역 등산로와 간단한 지도가 인쇄된 안내문을 주면서 추천해 준 곳이 바로 Heather Lake입니다.
지금은 산 700 곳쯤을 갔다 와서 조금 아는 척도 하지만, 초뺑이 시절 많이 헤매고 다녔습니다. 길을 잃고 헤매고, 곰을 만나 꼼짝도 못 하고, 빙판에 차가 미끄러져 왕창 해먹은 적도 있답니다.
서너 아름쯤 되는 벌목한 나무인데 이것이 여기 있었네요. 나무가 워낙 인상적이라서 오래전에 보았던 기억이 납니다.
요즘 방문객이 많이 늘기는 했나 봅니다. 등산로가 깊이 파이고, 나무뿌리가 드러났습니다. 이렇게 산행기를 쓰는 것이 어떨까 싶은 생각이 가끔 드네요. 워싱턴 산이 조용해서 더 좋았는데 최근에 산객들이 부쩍 늘어난 것 같습니다. 오늘 산행을 하면서 50명도 더 만났고, 인도와 중국인 여러 팀이 왔습니다.
산 위쪽으로 눈길이 시작되었습니다. 눈이 얼어있어 발이 빠지지는 않았는데, 미끄럽습니다. 바위는 더 미끄럽고요. 아이젠은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딱 한 번 넘어졌습니다. ㅎ
높은 봉우리가 호수를 둘러싸고 있어 햇볕이 잘 들지 않습니다. 그래서 호수 주변이 조금 추워요.
늦잠을 실컷 자고 출발했는데도, 산행거리가 짧아 일찌감치 하산하였습니다.
첫 번째 산행 기억이 새록새록한 곳, 다시 찾아도 역시 좋습니다.
Heather Lake @ Verlot (Mt Loop Hw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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