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잖게 흐르는 강을 따라 오르는 등산로는 숲이 그럴듯하고, 강가에서 야영할 수 있습니다. 산악도로가 등산로입구까지 포장돼 있어 접근하기 쉽고, 등산로는 지난달에 자원봉사자들이 보수해서 상태가 좋았습니다. 산행을 하며 야영객과 산객을 30 - 40명쯤 만났는데, 전망이 거의 없는 곳임을 감안하면 뜻밖에 방문객이 많았습니다.
'시애틀'은 많이 들어 익숙하고 '스코코미시'는 낯설겠지만, 둘 다 인디언 추장 이름이랍니다. 워싱턴 주에는 인디언과 관련된 지명이 많습니다.
이 근처에서 어떤 노인이 핫셀블라드로 사진을 담고 있었습니다. 특별한 전망이 없는 곳인데, 숲에 드는 은은한 빛을 담으려는 것 같습니다. 지나며 보니 장비가 어마어마하고, 배낭 무게가 만만치 않을 텐데 노인분이 정렬적입니다.
등산로에서는 미송 (Douglas Fir)이 많이 보였고, 보통 나무둘레가 2 - 3 아름, 높이는 50미터쯤 됐습니다.
나무가 표지판을 감싸고 있는 것이, 마치 나무 주머니에 넣은 것 같습니다.
등산로는 한 명이 지날 수 있을 정도로 좁은데, 계곡에는 넓고 튼튼한 다리가 걸려있습니다. 아마 말 타는 분들을 위한 배려 아닌가 싶습니다. 등산로 상황을 보면 외나무다리가 있어야 할 자리인데, 주변 목장주들이 크게 힘썼나 봅니다. 그런데, 등산로가 좁아 산행 중에 말을 만나면 불편한 경험이 되겠습니다.
스코코미시강을 따라 숲길은 걷는 것은 특별한 전망은 없어도 기분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점잖게 흐르는 강이 속삭입니다. '오늘 어땠어.'
'응 나쁘지 않았어, 고마워'
Lower South Fork Skokomish River @ Skokomish (101번 도로, Olympic National Fore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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