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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생의 숲, 거친산/옆동네 원정

힘들거나 더 힘든 길, Dog Mountain

by 산꾼 A 2023. 2. 21.

산 위에서 어찌 하산을 해야 할지 난감합니다. 올라온 숲길은 눈에 허벅지까지 빠져 너무 힘들고, 반대편 개활지 쪽은 몸을 가눌 수 없는 바람이 불고, 몹시 춥습니다.

 

등산로 입구 근처 이끼숲입니다.

 

지도 A 지점 갈림길에 힘든 길 (오른쪽), 더 힘든 길 (왼쪽) 이정표가 있습니다. 오른쪽길은 급경사이고, 왼쪽은 산행거리가 조금 짧아 더 급경사입니다. 그러나, 이정표 엄포 (?) 만큼 많이 힘들지는 않았습니다. 저는 무릎이 조심스러워 '더 힘든 길'로 올라 '힘든 길'로 돌아 내려왔습니다. 

 

이번 산행에서 정작 힘든 곳은 지도 B 지점부터 이었습니다.

보통은 남서쪽 개활지 (지도의 파란색 구간)로 오르는데 바람이 너무 심해 북동쪽 숲길 (지도의 주황색)로 산을 올랐습니다. 갈림길 근처는 눈에 발목이 빠졌지만 산을 오르며 점점 깊어져 허벅지까지 푹 들어갑니다. 등산로는 눈에 덮여 흔적도 없고, 웃자란 잡목과 쓰러진 나무가 길을 막고 있어 GPS로 방향을 잡아 억지로 산을 올랐습니다. 

 

무사히 산에 올랐지만 폭풍에 밀려 서 있을 수가 없었고, 구름 속이라 전망이 전혀 없네요. 몹시 추워 점심 먹을 엄두도 내지 못하고 반대편 개활지 쪽으로 하산을 하는데 바람에 밀려 저절로 게걸음을 합니다. 지팡이로 버텨 넘어지는 것을 막았습니다.

 

힘들거나 더 힘든 길 이정표 ( 지도 A 지점)

 

 

 

지도 B 지점에서 숲길로 오르는 중입니다. 정상 근처 능선에는 눈이 거의 녹았지만 조금 아래 북동쪽 숲에는 현재 3 - 4 피트 눈이 쌓여 있습니다.

 

정상에서 남서쪽 개활지로 하산하는 중입니다. 폭풍에 몸이 밀려 비틀거렸고 렌즈 표면에 얼음바람 성애가 껴 렌즈를 닦아가며 사진을 담았습니다. 

 

남서쪽 개활지는 눈은 대부분 녹았지만 진탕이 돼서 미끄럽습니다.

 

 

 

'힘든 길' 쪽으로 돌아 내려오는 중인데 이 쪽 이끼 숲이 많이 좋습니다.

 

산 위에서 눈, 폭풍, 추위에 혼난 악몽 같은 산행이었는데, 하산길에 구름 아래로 내려오니 바람도 자고 전망이 조금 열리네요. 오늘 산에 오른 산객은 대략 50 명쯤 되는데 산 정상 근처에서는 4 명 만났습니다. 

 

그리고, 야생화 필 때 주말 (4월 23일부터 6월 12일까지 토, 일요일과 Memorial Day )에 산을 오르려면 미리 허가 (Permit)를 받아야 ( https://www.recreation.gov/ticket/facility/273800 ) 합니다. 

 

 

Dog Mountain @ Columbia River Gorge (14번 도로 Co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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