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부분 지역이 북극한파에 얼어 버렸습니다. 평소에 겪을 수 없었던 (코가) 찡한 북극한파에 산행을 하며, 출발하기 전에 단단히 준비를 합니다. 이 정도 추위이면 생수병 물은 배낭 속에서 얼어버려 물은 보온병에 넣고, 얇은 오리털 재킷 두 벌, 내복 등을 챙겼습니다.
일기예보를 보니 한 낮인데도 1'F (영하 17'C)이고, 바람이 불어 체감 온도는 -15'F (영하 26'C)입니다.
스노퀄미 고개 중턱의 등산로 입구 (Palouse to Cascade Trail - Homestead Valley Trailhead)에 도착하니 바람은 심하게 불었지만 온도는 다행히 10'F (영하 12'C)입니다.
핫팩을 장갑 속에 넣었는데, 보온이 되는 겨울용 등산화 속에는 견딜만한 것 같아서 핫팩을 넣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복면과 설피는 차에 놓아두고 털모자를 썼습니다. 먼저 산 위쪽 (남동쪽) Mine Creek으로 향했습니다.
등산로가 꽁꽁 얼어 있습니다. 얼음 위에 눈이 1 - 2인치 쌓여 있었지만 미끄럽지 않아 아이젠 (Micro Spikes)은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맞바람이 부니 엄청 춥네요. 털모자를 쓰고도 추워서 방수재킷 모자를 덮어썼고, 볼은 얼어 터질 것 같고, 발이 시리네요. 등산화에도 핫팩을 넣을걸 싶었고, 차에 두고 온 복면이 아쉽습니다.
과거에 철로였던 등산로는 폭이 넓고, 완만해서 겨울철에 안전하게 눈길산행을 하기 좋은 곳 같습니다. 그러나, 고도가 낮은 지역이라서 날씨가 포근하면 눈이 녹을 것 같습니다. 등산로에는 발자국 몇 개와 크로스컨트리 스키, 스노모빌 자국이 있었습니다.
Mine Creek 근처 개활지에 도착하니 바람이 더 심했습니다. 북극폭풍에 눈물이 핑 돌고, 코가 찡하고, 볼은 남의 살 같습니다.
산 아래로 90번 고속도로가 보입니다.
Mine Creek까지 산행을 마치고 차로 돌아와 점심을 먹습니다. 테일러 스위프트의 노래를 들으며 따듯한 커피를 마셨고, 장갑 속 핫팩은 새것으로 바꿔 넣었습니다.
오후에는 산 아래쪽 (북서쪽) Twin Falls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Twin Falls는 보통 산 아래쪽 (90번 고속도로 34번 출구)에서 산행을 시작하지만, 저는 38번 출구 쪽에서 출발하였습니다. (산 아래쪽에서 오르는 것이 산행거리가 짧고, 오르는 높이도 낮습니다.)
Twin Falls 주변 등산로는 빙판이 돼 미끄러웠고, 계곡은 수량이 많고 급경사라서 아직 완전히 얼지 않았습니다.
Mine Creek에서는 다른 산객을 한 명 만났고, Twin Falls에서는 산 아래쪽에서 오른 산객들을 20여 명 만났습니다. 물론 저처럼 산 위쪽에서 내려온 산객은 한 명도 없었고요.
높은 산에서 겨울폭풍을 여러 번 겪어봐서 단단히 준비하고 출발하였지만, 역시 북극한파 찡합니다.
Palouse to Cascade Trail - Homestead Valley to Mine Creek,
Twin Falls via Homestead Valley Trailhead @ Snoqualmie Pass (I - 90, Exit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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