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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박한 시애틀 삶/산 이야기

나의 산행노트

by 산꾼 A 2024. 4. 4.

나의 산행노트

가끔 지인들이 "이번주는 어디로 산행을 가느냐"라고 묻는데, 제 대답은 "글쎄"입니다.

보통 산행전날 저녁이나 돼야 갈 곳을 정하기 때문입니다. 일기예보와 도로상황에 따라 지역을 정하고, '나의 산행노트'와 최근 산행 리포트를 보고 산행 목적지가 결정됩니다.

 

'어디로 산행을 갈까'를 정하는 과정은 먼저 일기예보를 확인합니다.

워싱턴 주는 캐스케이드 산맥의 영향으로 날씨가 특이 (산행 실패를 줄이는 구름과 바람 읽기 참조) 한 것 같습니다. 고속도로를 지나다 보면 구간에 따라 비가 오다, 맑았다가, 날씨가 수시로 바뀌기도 합니다. 며칠 전에 날씨를 확인해도 당일이 되면 바뀌는 경우가 많습니다. 때문에 산행전날 저녁에 일기예보를 확인하고 갈만한 지역을 먼저 정합니다. 일기예보는 여름철에는 산불연기 때문에 바람의 방향, 겨울철에는 혹독한 눈폭풍을 피하려고 바람의 세기를 눈여겨보고, 높은 산으로 가려면 구름 (가시거리)을 확인하기도 합니다.

 

겨울철에는 갈만한 지역의 도로사정을 확인 (겨울철 도로상황 확인하는 방법 참조)합니다.

특히 캐스케이드 산맥을 넘으려면 실시간 교통정보 카메라 화면이 도움이 됩니다. 밤새 눈이 예보돼 있으면 출발일 새벽에 도로상황을 다시 확인하고, 자동차용 체인이 필요한 정도이면 다른 지역으로 계획을 변경합니다. 그리고, 눈길산행을 가려면 눈사태 위험을 확인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눈이 많이 올 때에는 며칠 전부터 상황을 주시합니다. 새로 눈이 많이 오면 산악도로와 등산로 상황이 몹시 어려운 경우가 많아서 당분간 눈길산행을 피하고 있습니다.

 

산행을 가고자 하는 지역이 정해졌으면 '나의 산행노트'에서 산행 후보장소를 몇 군데 고릅니다.

'나의 산행노트'는 가고 싶은 등산로를 지역, 계절 그리고 특별한 목적에 따라 정리해 두었습니다. 눈 때문에 산행이 제한적인 겨울철과 비가 많이 오는 우기에 갈만한 가까운 곳이 있습니다. 산행목적에 따라 눈길산행, 소나무 단풍, PCT (Pacific Crest Trail), 사막지역을 나눠 놓았고, 바닥이 높은 차량을 이용해야 하는 곳과 해가 긴 여름철에나 갈 수 있는 먼 곳을 따로 분류하였습니다. 그리고, 산행거리가 짧은 등산로들은 근처에 있는 2 - 3개를 함께 묶어 놓았습니다.

이 기준에 따라 제 블로그에 산행이 기록되고 있고, 틈나는 대로 '나의 산행노트' 자료를 갱신합니다. 워싱턴 등산협회 (wta.org) 리포트를 보다가 필요한 정보 (예를 들면 산불로 통제, 산악도로 폐쇄 등)를 기록해 두고, 내가 미처 몰랐던 멋진 곳이 눈에 띄면 자료를 추가합니다.

 

그다음은 워싱턴 등산협회의 최신 리포트에서 등산로 상황을 확인합니다.

여기에 최근기록이 없으면 All trails 앱도 확인해 봅니다. 가급적 최근 등산로 상황을 알 수 있는 곳을 산행 목적지로 정합니다. 보통 여름철에는 6시, 겨울철에는 8시에 등산로입구에 도착할 수 있게, 집에서 출발하는 시간이 정해진답니다. 그리고, 겨울철에는 산악도로와 등산로 상황을 알 수 없는 경우가 많아서 플랜 B를 준비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항상 이렇게 복잡한 과정을 거치는 것은 아닙니다.

겨울철에는 조금 세심하게 챙기는 편이고, 여름철에는 대충 마음먹은 곳을 간답니다. 틈나는 대로 '나의 산행노트'를 정리해 두었더니 요긴하게 써먹네요. 정리해 놓은 갈 곳이 아직 500군데 정도 남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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