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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생의 숲, 거친산182

겨울비를 쫄딱 맞아도 좋다, Staircase Rapids 눈이 얼마나 야무지게 쏟아졌으면 고갯길 (캐스케이드 산맥)을 막아 놓았습니다. 눈 무게에 나무가 쓰러지고 눈사태도 나고, 지난 한 달간 눈이 계속 와서 치워도 치워도 감당이 안되나 봅니다. 겨울비를 쫄딱 맞아도 좋다. 나는 산에 간다. 사막 쪽으로 가면 비가 안 오겠지만 캐스케이드 산맥을 넘기가 불편해서 낮은 지역의 계곡으로 갔습니다. 비옷을 껴입고 방수 바지도 입고, 차에 갈아 신을 신발과 양말을 준비하고 겨울비 속으로 갑니다. 그런데, 눈도 오네요. 급류가 계단처럼 된 계곡을 흐르면서 요란한 소리를 냅니다. 사진 찍으러 계곡으로 내려갔다가 소리가 너무 커서 잠깐 긴장했습니다. 비에 젖은 향나무에서 기분 좋은 향이 뿜뿜 나옵니다. 겨울비를 맞고 산행하는 특별 보너스 같습니다. Rapids Loop의 산.. 2020. 1. 14.
칼바람 부는 윗비섬 야무지게 겨울비가 내립니다. 며칠 동안 계속해서 온 동네에 장대비가 내리고 산에는 폭설이 내려 산 근처도 가기가 부담스럽습니다. 일기예보를 보니 윗비섬에는 오늘 낮에 잠깐 비가 온다네요. 오랜만에 윗비섬에 가서 짤막한 등산로들을 세 탕 뛰기로 하였습니다. ▼ 첫 번째 산행, Sharpe Park - Sares Head (왕복 2.1 마일, 3.4 km) 워싱턴 등산 협회 (Washington Trails Association, http://wta.org)의 자원봉사자들이 등산로 보수작업을 하러 왔습니다. 오전 10 - 12 시에 비가 예보되어 있는데도 아침 일찍 출동하였네요. 숲길을 지나면 전망 좋은 언덕에 도착하고 시원하게 바다가 보입니다. ▼ 두 번째 목적지, Fort Casey State Park .. 2020. 1. 7.
그랜드 릿지 산책길 감기약을 먹었더니 이제 견딜만하네요. 그러면, 산으로. 그래도, 집에서 가까운 곳에 있는 걷기 좋은 산책길로 방향을 잡았습니다. 세계의 음식을 쉽게 접할 수 있는 곳이라서 그런가 감기도 세계화돼서 메뉴가 다양합니다. 산행거리는 산행을 시작하는 위치에 따라서 7 마일 (11.2 Km) 전, 후이지만 거의 평지를 걷는 것 같이 완만해서 산행이 편합니다. 주차장 사정이 좋은 Central Park에서 출발하였습니다. 숲 속에서 편하게 걷고, 뛰고, 산악자전거 타기에는 좋은 곳이지만 전망은 하나도 없습니다. 안내문을 보면 자전거가 사람에게 양보하라고 되어 있는데, 달려오는 산악자전거를 피해 얼른 길을 비켜주게 됩니다. 몇몇 사람은 서행을 하지만 대부분 산악자전거가 사정없이 달립니다. 산행을 하고 나면 감기가 났.. 2019. 12. 30.
겨울장마, Discovery Park 당분간 높은 산 근처는 얼씬도 못하게 되었습니다. 삼일 밤낮으로 동네에 장맛비가 왔으니 산에는 눈이 1 미터는 새로 쌓였겠네요. 시애틀이 겨울에 비가 많이 와도 안개비처럼 빗방울이 굵지 않은데, 이번에는 장대비가 와서 완전히 겨울 장마입니다. 동생이 불쑥 내민 GPS를 들고 동네 근처 갈림길이 많은 공원에서 GPS 사용 연습을 하였습니다. 무거워서 GPS를 사용하지 않았는데 아우는 제가 산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것이 그랬나 봅니다. 북쪽 주차장에서 출발해서 반시계 방향으로 한 바퀴 돌았습니다. 공원에는 지도에 없는 갈림길이 엄청 많아서 GPS 실전 연습하기 좋은 곳입니다. ▼ 아래는 공원 근처에 있는 계단식 수문 (Hiram M. Chittenden Locks)입니다. 바다와 Salmon Bay 사이의 .. 2019. 12. 24.
몬테 크리스토 유령마을 북적이던 금광촌도 세월 가니 유령마을이 되었습니다. 지금도 어느 계곡에서 은밀하게 사금을 채집한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직접 본 것이 아니라서 믿을 일은 아닙니다. 비가 부슬부슬 오고 산안개가 짙게 껴서 유령마을 분위기를 실감 나게 해 주네요. 등산로 입구에서 반 마일쯤 되는 곳의 갈림길에서 직진하면 됩니다. 오른쪽으로 가면 Weden Creek, Gothic Basin 가는 길입니다. 얼마 전까지 Gothic Basin은 한참 더 가서 갈림길이 있었고, 몇 년 전에 거기서 곰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어떤 이유인지 갈림길 위치를 이곳으로 바꿨네요. (덕분에 곰들이 넋 놓고 푹 쉴 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침에 외나무다리를 건너려니 너무 미끄러워서 아이젠을 사용했습니다. 하산길에는 외나무다리 10m쯤 아래.. 2019. 12. 9.
산객 대표선수들의 명소, Blanca Lake 블랑카 호수가 산객 대표선수들의 명소라는 것은 주차장의 차들만 보아도 알 수 있습니다. 하산했을 때 주차된 차들이 20 여대 있었는데 그중에는 2 - 3 일쯤 운전해야 되는 거리에서 온 차들 (캔터키, 애리조나, 캘리포니아, 캐나다 등)이 보입니다. 지난 2 년간 막아 놓았던 산악도로가 재개통되었습니다. 길이 유실되었던 등산로 입구 근처 계곡에 다리를 새로 놓았더군요. 산행은 왕복 7.5 마일 (12.1 Km)에 3,300 피트 (1,006 m)를 오르는 것으로 되어있지만, 실제로는 산을 넘어갔다가 다시 넘어와서 오르는 높이는 차이가 날 수 있습니다. 아침에 짙은 안갯속에서 산을 오르며 산 위 전망이 어떨까 싶었습니다. 몇 년 전 봄에 왔을 때 눈폭탄 (나무 위에서 떨어지는 눈)을 수 없이 많이 맞았던 .. 2019. 11. 12.
뜻밖에 비경 '잊혀진 벌판', Perry Creek 몇 년 전에 계곡 끝까지 갔다가 한 여름에 갑자기 쏟아진 콩알만 한 우박에 화들짝 놀라 급히 귀가했던 곳입니다. 그저 평범한 계곡으로만 기억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계곡이 끝나는 곳에서 산 위 (잊혀진 벌판)로 오르니 비로소 펼쳐지는 뜻밖에 비경, 장관입니다. 출발은 Mount Dickerman 등산로 주차장에서 합니다. 주차장 안쪽에 Perry Creek 오르는 등산로 입구가 있고, 주차장 입구에서 Mount Dickerman 가는 등산로가 시작됩니다. Perry Creek을 거쳐 잊혀진 벌판 (Forgotten Meadows)까지는 왕복 10.5 마일 (16.9 Km)에 3,400피트 (1,036 m) 오르고, Forgotten Mountain까지는 왕복 13 마일 (20.9 km)에 4,3.. 2019. 10. 29.
그린산의 별난 전망대, Green Mountain 역사 유적지로 지정된 산 꼭대기 전망대입니다. 전망은 한 마디로 입이 떠~억 벌어지고, 등산로 한 곳에서 웬만한 산 몇 군데를 산행하는 것 같은 다양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산불 감시용 전망대가 역사 유적지라는 것도 별나지만, 색다른 것이 두 가지 있습니다. 먼저, 산을 오르는 것보다 등산로 입구까지 가는 것이 더 힘든 것 같습니다. 산악도로가 너무 험해서 살금살금 장애물을 통과하려면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차량 바닥이 높은 차가 좋겠습니다. 그리고, 산행을 하다 보면 얼음 위에 눈이 덮인 길이 많이 미끄럽죠. 그런데, 여기에는 눈길 보다도 훨씬 더 미끄러운 등산로가 있습니다. (설마?) 오른쪽 산 위에 전망대가 있습니다. 드디어 두 번째 봉우리에 올랐습니다. 동쪽으로 전망이 시원하게 열리고, 산 위쪽이.. 2019. 10. 8.
가을빛에 젖은 산염소산, Goat Mountain 산염소산이 가을빛에 흠뻑 젖었습니다. 지난주에 눈이 왔지만 아직은 낮에 포근해서 눈이 쌓이지는 않았습니다. 눈 쌓이기 전에 짧은 가을빛을 만끽합니다. 지도에는 초록색 부분만 표시되어 있고 주황색 등산로는 제가 그린 것입니다. 산행거리 11 마일 (17.7 Km) 오르는 높이 4,100 피트 (1,250 m)로 이동시간 (왕복 5 - 6시간)을 고려하면 당일 산행으로 쉽지 않은 곳입니다. 초록색 등산로는 급경사 숲길을 지그자그로 하염없이 오릅니다. 주황색 등산로는 풀밭 길을 빡세게 오르는데 지도에는 없지만 등산로 흔적이 선명합니다. 산비탈과 오르는 경사가 심하고, 등산로가 좁아 산행이 까다롭습니다. 풀밭 길 구간 (지도의 주황색)이 시작됩니다. 풀밭을 가로질러 산 위까지 올라갑니다. 경사는 급하고, 등산로.. 2019. 9. 23.